인간의 탐욕을 과소평가했던 공산주의는 1991년 소련연방의 해체와 함께 74년 만에 망해버렸습니다. 한편 한없이 발전할 것 같았던 화폐 경제기반의 금융자본주의도 인간의 과도한 탐욕으로 인하여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인간의 탐욕과 돈은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

러시아인들은 공산주의 사상을 지고의 진리로 알고 있다 망했지만, 중국인들은 오랜 역사적 경험을 통해 사상보다 더 높은 곳에 ‘돈’이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돈만 벌면) 된다는 유명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돈’ 하면 유대인들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유대인의 5,000년 지혜를 모아놓은 책 탈무드에는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세 가지를 번민과, 불화, 그리고 비어 있는 돈 지갑이라고 말합니다. 그 중 비어있는 돈지갑이 가장 치명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세상에는 두 종류의 큰 돈줄이 있습니다. 유대자본과 화교자본이 그것입니다. 크기로 보면 화교자본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만, 영향력으로 보면 유대자본이 아직까지는 더 커 보입니다. 유대인들이 디아스포라로 인하여 각지로 흩어진 이후, 신을 섬기는 것만큼이나 열심히 한 것은 돈을 버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눈을 감으면 신을 믿었지만, 눈을 떴을 때는 돈을 믿었습니다. 아니 험한 세상에 믿을 거라곤 돈 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중세시대 교회들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행위를 부도덕하며 사악한 행위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찬들은 그런 더러운(?) 업종에 종사할 수 없었습니다. 조선인들이 고기를 먹으며 백정을 천시한 것과 동일한 구조입니다. 그러나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었으므로 누군가는 비난과 천시를 받으며 그 일을 해야 했는데, 그 공백을 메운 것은 경제감각이 뛰어난 유대인들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여 사채업과 환전업 등을 통해서 많은 돈을 벌었지만, 돈을 벌수록 무지막지한 욕과 증오도 많이 받았습니다.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유대인 악덕 사채업자 샤일록을 통해서 세익스피어도 유대인들을 부도덕한 인간으로 매도합니다. 또 어떤 시절에는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유대인들이 사채업으로 번창하던 르네상스시절 이탈리아에서, 그들이 장사하면서 깔고 앉아 있던 의자를 이탈리아어로 banco라고 했는데, 이것이 나중에 사채업을 제도적인 업종으로 전환시키면서 은행(bank)이라는 말의 어원이 되었다고 하니, 초기 은행의 설립과 그 주도권을 유대인들이 쥐고 흔들었을 거라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