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썼습니다.

같이 나누고 싶어 업로드합니다.

그냥 스크랩해오면 편할텐데

퍼오면 html태그가 안 먹어서

글이 제대로 올라가지가 않네요.

죄송합니다.

관리자님이 글내용을  여기에 그대로 퍼올수 있으시면

그렇게 해주십시오.

(관리자가 올립니다.)

(참, 저는 김지현이구요.

위의 mina옆에 있는 homepage를 클릭하시면 제 홈이 나옵니다. )

바울은 정말 열정있는 사람이었다.

새롭지만 위험한 유행인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 잡아 죽이기로 하고 다마스커스로 가던 중이었다.

거기서 바울은 인생전체가 거꾸로 뒤집히는 경험을 한다.

예수를 만난다.

충격이었다.

눈이 멀 정도였다.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바울은 아나니아라는 사람 집에 잠깐 있다가

아라비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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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아마 모랫바닥에 머리를 헤딩하고 싶었을 것이다.

도대체 나는 뭐냐고

내가 이때까지 했던 것은 무엇이냐고 절규했을 것이다.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이 시가 떠올랐다.

생명의 서

유치환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救)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沙漠)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永劫)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의 신(神)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砂)의 끝.

그 열렬한 고독(孤獨)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對面)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沙丘)에 회한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하고

원시 본연의 자태에서 신을 만나고...

바울은 3년을 그렇게 보낸다.

누구나 나와 신만의 공간에서 원시 본연의 나와 만나야 한다.

아니 신의 일을 할 사람은 적어도 그래야 한다.

그것은 일상에서 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렇게 멀리 가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살기 편한데서 하기 어렵다.

그래서 물 구하기도 힘든 사막으로 가는지도 모른다.

그런 곳에서 원시 본연의 나와

마주섰을 때

나는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차라리 사구에서 백골을 쪼이리라 느끼게 될까.

바울의 처절함이

그를 둘러싼 세계가, 그가 알던 사상이 모두 무너지는 충격이

느껴지는 것 같다.

그가 그 절대고독 속에서 비로소 알게 되는 예수, 인간으로 상상할 수 없는 신의 은혜를

나는 감히 상상할 수가 없다.

마음이 쿵쿵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