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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에 딱 한 번 드리는 더아모교회의 주일예배 모습. 이날은 교회 창립 이후 최대 인파(?)가 몰린 것이다. (사진제공 송상호)

우리 공동체의 예배는 다른 교회에서 보면 예배 같잖을 수도 있을 게다. 평소 쓰는 거실에 옛날 대형 밥상(평소엔 손님 접대용 테이블) 두 개를 덩그러니 붙여 놓고, 거기 빙 둘러 앉아 예배를 드린다. 일주일에 유일하게 드려지는 주일예배 시간이 조금 지나도 별로 신경 안 쓰고 느릿느릿 모이는 일은 허다해서 말할 거리도 못 된다.

어른들은 서너 명이고, 학생들은 예닐곱 명. 그러니 항상 학생들이 예배 참여 인원의 과반수가 되는 셈이다. 학생들은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등. 있을 학생은 다 있다, 대학생만 빼고. 토요일에 미리 더아모의집에 와서 놀며 쉬고 자던 아이들이 아침이면 눈 비비고 일어나 예배를 함께 드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잤던 아이들 중에 예배 참석 의사는 꼭 묻는다. “종교가 다르거나, 참석하기 싫은 사람은 참석 안 하고 방에 있어도 돼”라고 말이다. 지난 번엔 참석 안 하고 방에서 뒹군 아이들도 있었으니 의례적인 인사는 결코 아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예배엔 찬송가 선택권도 자유롭다. 물론 우선적인 선곡은 내가 하지만, 다음은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자유롭게 선곡한다. 1절은 여자 반, 2절은 남자 반. 후렴부터 부르고 난 후 1절을 들어간다든지, 1절은 독창으로 누가 부른다든지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찬송가도 부른다. 아이들이 처음엔 모르는 노래가 많아서 싫어하는 듯 하더니 지금은 지네들이 먼저 몇 장 부르자고 난리다.

한바탕 신나게 찬송을 부르고 나면, 성경을 읽는다. 한 구절을 가지고 이야기하든 한 문단이나 한 이야기를 가지고 이야기하든 상관없이 해당 장을 모두 읽는다. 읽을 땐 오른쪽으로 (“고스톱 돌아가는 순으로”라는 메시지와 함께) 돌아가면서 한 사람 당 한 절씩 읽어간다. 그러면 자기 차례가 언제 올지 모르니 아이들도 조용하다. 아니 실수할까봐 긴장하며 강한 집중력이 발휘된다(다 나의 전술인 셈). 사실 일주일 내내 성경을 잘 못 읽을 때가 많은 우리들로선 그 시간만이라도 집중해서 성경을 읽으니 참 좋은 일이다.

그런 후 궁금한 거 있으면 질문하게 한다. 사실 성경이 좀 어렵지 않는가. 한 가지 주제를 정해놓고 자신의 경험, 느낌, 견해 등등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순서이다. 항상 아이들이 먼저 입을 연다. 뭐라고 뭐라고 떠들면서 이야기한다.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이제 “어른들은 그에 대해서 뭐라고 생각할까”라며 질문하면, 아이들을 보며 한참 웃고 있던 어른들의 입이 떨어진다. 할 때마다 느끼지만, 아이들로부터 참 많이 배운다. 그들의 편견 없는 생각들이 풀어져 나올 때마다 감탄을 금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올해 중 2인 한 남학생은 “내가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지 몰랐다”며 자신의 입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신기해하며 좋아했다. 그리고 마무리는 자연스럽게 내가 하곤 한다.

이런 모든 순서가 끝나면 우리 공동체가 꼭 하는 표어 제창이 있다. 그게 바로 “예수님의 마음으로 예수님을 따라가자”이다. 오늘 나눈 주제를 통해 느끼고 발견한 바로 그 예수의 정신과 마음을 내가 콕 찍어서 말해주면 다들 동감하는 마음으로 외치는 표어이다. 그 표어를 외칠 때면 저만치서 정신없이 놀고 있던 더아모의집 막내둥이들도 모여들어서 힘차게 외치곤 한다. 그게 우리의 정체성이라 믿으며. 신나게 외치고 나서 주기도문이나 묵상기도로 예배를 끝낸다. 끝내고 나면 우리들만의 즐거운 식사시 간이 시작된다.

내가 생각해도 참 잘 지은 표어를 외치면서 글을 마감하고자 한다.
“준비! 예수님의 마음으로 예수님을 따라가자. 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