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회원 : 2명
�꾩썝怨꾩쥖
 
작성일 : 12-10-27 09:26
사랑
 글쓴이 : 채승범
조회 : 3,055   추천 : 0  

저희 집에는 5명의 축복받은 인간과 2마리의 개, 8마리의 애완용 집토끼 그리고 이 애완용 토끼들의 낌새를 알아채고 어느 날 나타난 굿 매너의 2마리의 야생 수컷토끼, 게다가 3마리의 야생칠면조(bush turkey)까지 먹을 것이 많은 우리 집 정원을 종일 배회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정원에서 삼겹살이라도 구워먹을라 치면 근처 나뭇가지에 잽싸게 날아 앉는 꼭까불어란 이름의 코카브라 녀석도 있습니다. 항상 다른 곳을 쳐다보며 모르쇠하고 있지만 삼겹살 한조각을 던져주면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린 듯 그 가녀린 나뭇가지를 차고 내려와 어느 순간 채갑니다. 다 기억할 수 없는 여러 종류의 새들이 집 근처에 삽니다만 새들도 이민을 갈정도의 먼거리를 이동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자기 숲에서 별로 멀지 않은 반경 안에서 날아 다니니 얼굴이 구별이 안 가서 그렇지 그 녀석이 그 녀석 입니다.

           모두가 잘 어울려 살 것 같은 이 동물원에서도 갈등은 있었습니다. 3명의 축복받은 인간이 매일 밤낮으로 정원을 서성대며 토끼 밥을 보기만 하면 홀라당 다 먹어 치우는 야칠(bush turkey)이들을 미워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생긴 것도 밉상인데다 토끼밥이 시원찮으면 발로 그릇을 하고 엎어버리는 더러운 성질하며, 시도 때도 없이 저희들끼리 쪼아대며 싸우는 것이 정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게 만들 뿐 아니라 매일같이 먹이감을 찾는다고 잔디밭을 다 파헤쳐 놓으니 정말 골치 아픈 존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들의 계속된 행패에 급기야 평화가 깨지기 시작했는데, 야칠이들에게 돌이나 작대기를 던지고 개를 풀어서 쫓는 등, 집에서 녀석들을 몰아내는 야칠이와의 공존거부작전이 시작된 것입니다. 느리게 움직이는 녀석들이지만 위험이 다가오면 날기도 하고 순간가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도망하는 녀석들은 구박을 당하면서도 결코 굴하는 법이 없이, 뻔뻔스러울 정도로 변함없이 우리를 귀찮게 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런데 전선이 형성된 이후, 사오일정도 지나고 나서 보니 드디어 야칠이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는데, 그것은 정원 보도블록에다 x을 싸대는 것이었습니다. 되는대로 사방에다 갈겨놓은 x을 치우다 보니 이것이 얼마나 지독한지 냄새는 말할 것도 없고, 물로 닦아내고 솔로 문지르고 약품을 사용해도 누런 자국이 남으면서 보도블록이 너무 보기 싫게 얼룩덜룩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일주일정도 지나자 이런 강공책으로는 야칠이를 당해낼 수 없을 뿐 아니라 보도블록만 다 망치겠다는 것이 명확해졌습니다. 결국 햇빛정책으로 작전을 바꾸어 더 이상 쫓거나 구박하지 않고 먹을 것도 주며 달래기 시작했는데 그러자 야칠이들도 보도블록에 폭탄을 투척하는 공격적인 행위들을 멈추었습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사랑을 주어야 관계에 평화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증오하고 미워하면 반격을 받을 뿐 아니라 내 몸과 마음에 스스로 해를 주게 됩니다. 자연계에서 지고지선의 진리를 찾는다면 아마도 사랑이 아닌가 싶습니다. 토요일 아침 사랑의 예수님이 생각납니다. 내일은 예배를 드려야지


이름 패스워드 비밀글
 
 

Total 49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칼럼을 보내주세요. JinS 12-31 3962 0
49 사랑 채승범 10-27 3056 0
48 RSVP[답신요망] 채승범 10-11 3341 0
47 혼주포기선언 채승범 10-11 3062 0
46 한글날 채승범 10-11 2800 0
45 커피에 대한 횡설수설 채승범 10-11 1863 0
44 척박한 나라 일본 채승범 10-11 1848 0
43 진정한 기독교의 축일 채승범 10-11 1997 0
42 좋은게 좋은것 채승범 10-11 1711 0
41 젊은세대의 선택 채승범 10-11 1807 0
40 북부해변장로교회다운 모금 채승범 10-11 1696 0
39 대한제국 채승범 10-11 1836 0
38 인종청소 채승범 10-11 1762 0
37 의미있는 예배 채승범 10-11 1711 0
36 유대지방 4_반란의 도가니 그리고 잃어버린 땅 채승범 10-11 2086 0
35 유대지방 3_강대국의 길목 채승범 10-11 2126 0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