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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0-11 20:44
커피에 대한 횡설수설
 글쓴이 : 채승범
조회 : 1,260   추천 : 0  

제가 군부대에 들어간 첫 날 미군 스낵바에서 사온 커피를 마셨던 기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달달한 다방커피에 익숙했던 저에게 미국 커피는 그냥 커피 알곡이 잠깐 빠졌다가 도로 빠져 나간 물처럼 싱겁고 밍밍한데다 큰 컵에 배가 부르도록 퍼주는 정말 매력 없는 커피였습니다. 그날 아침 그 커피 한잔을 다 못 마시고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때 저의 선임병이 제게 한 말이 있었으니… “일주일만 마셔봐, 제대할 때 더 이상 이 커피를 못 마신다는게 가장 섭섭할 테니…” 그의 말은 신기하게도 정확했습니다. 나중에 숭늉처럼 구수한 그 맛과 이별할 때는 정말 아쉽고 힘들었습니다.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는 매일 아침에 회사에 가면 직장 동료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밤새 안부를 묻고 에스프레소 커피를 한잔씩 하면서 한 이삼십분은 수다로 때우고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그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도 아직까지 저의 뇌리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맛보다 향이 훨씬 훌륭한 것이 에스프레소커피 입니다. 그 커피향과 직장동료들이 어우러져 아직도 저의 추억에 새겨져 있습니다.

 

지금도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브라질 모카커피포트를 이용해서 에스프레소 커피 두 잔을 만들고 아내와 함께 마십니다. 마시면서 오늘 해야 할 일들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이십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아침마다 반복되다 보니 이제 그것은 바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이 되었습니다.

 

우리교회는 커피 브레이크라는 성경공부로 유명합니다. 지금까지 들어본 많은 성경공부 이름 중에 최고의 이름입니다. 친근감있고 가볍고 부담없으며 사랑스러운 이름입니다.

 

미국엔 아메리카노 커피가 있고, 프랑스엔 에스프레소가 있으며, 걸죽한 터키쉬 커피도 있고, 연유를넣어 고소하고 달달한 베트남 냉커피도 있지만 한국인에게는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인스턴트 커피가 있습니다. 빨리빨리의 대명사인 한국인들에게는 커피도 레디 메이드입니다. 끓는 물만 부으면 끝이죠. 우리의 성정에 가장 알맞은 우리의 커피입니다. (‘빨리빨리는 국제적으로 경쟁력있는 최고의 한국산 브랜드입니다. 지금은 모든 나라들이 우리를 따라서 빨리빨리합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인들이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그들의 커피가 걸쭉한 아랍 (오스트투르크) 커피로부터 전래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커피는 왜 그렇게 싱거울까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커피가 홍차를 대신하면서 커피를 홍차 수준의 농도에서 마시기 시작했기 때문이란 설이 저에게는 제일 그럴듯해 보입니다.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로 초기 이주민들은 커피보다는 홍차를 많이 마셨습니다. 그러나 1773 12 16일 일단의 보스턴 시민들이 홍차에 과세를 시작한 영국정부에 대항하기 위해, (치사하게도) 인디언으로 변장한 후 항구에 정박해 있던 세척의 영국 배에 올라타 300 상자의 홍차를 바다에 던져 버렸습니다. 이 보스톤 티 사건은 미국 독립전쟁의 시발을 의미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영국은 전쟁에 돌입하게 되었는데, 이 후 미국인들은 홍차를 거부하고, 대신에 커피를 선택했던 것입니다. 홍차와 비슷한 농도의 아메리카노 커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미국인이 커피를 마시는 것은 한때 애국적인 행동으로까지 여겨졌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디 눈치보여서 공공장소에서 맘 편히 홍차 한잔을 마실 수 있었겠습니까? 좋든 싫든 커피를 마실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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