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하루 세끼를 먹는 것은 똑같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배가 고프면 아무리 험한 음식이라도 최고의 음식이 됩니다. 그렇다면 인간으로서 먹고 살기 위해 과도한 욕심을 부릴 이유가 없지 안을까 싶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남 부러울게 없을 것 같은 부자들 중에는 이미 상당한 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상상하기 힘든 불법도 서슴지 않는 부도덕한 사람들도 적잖게 있습니다. 그러한 행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돈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요?

천안함 사건으로 순국한 어느 부사관의 아버지가 TV에 나왔습니다. 아들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으셨음이 확실합니다. 너무 울어 얼굴도 붓고 목소리도 쉬었습니다. 그 분이 울며 말씀하시길 “내가 돈이 없어 너를 군대에 보냈고 결국 이런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고 자책과 한탄을 하였습니다. 그 장면을 본 저는 마음이 아프기 전에 갑자기 끓어오르는 큰 분노를 느꼈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의 죽음에 깃든 영광을 비참한 돈 몇 푼의 가치로 바꾸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그 아들은 나무랄데가 없었습니다. 비록 돈은 없었지만 아들은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았고, 어려운 훈련들을 이겨내고 훌륭한 군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천안함의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군인답게 국가를 위해 명예롭게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는 모든 사람과 우리사회에 귀감이 되는 훌륭한 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렇게 자랑스런 아들의 아름다운 죽음을 돈 몇 푼에 팔려간 용병의 무가치한 죽음으로 매도해 버렸습니다. 돈 중심의 사고방식은 훌륭한 인간을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비참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프로골퍼 최경주 선수의 인터뷰를 TV에서 볼 기회가 있었는데, 최경주선수는 이 인터뷰에서 돈을 버는 아주 모범적인 형식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세계 남자 프로골퍼 상금랭킹 3위이며 연습벌레인 최경주 선수는 인터뷰를 통해서 우승을 향한 집념과 매일 매일 소화해내는 엄청난 훈련량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인터뷰 내내 “내가 과연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말 대신에 “과연 이번 대회에서 우승이 내게로 올까?” 하는 매우 겸손한 표현을 썼는데,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말 뒤에는 ‘나는 이 대회에 임하기까지 최선을 다해서 연습하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좋은 결과는 내게 달린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나는 내 수고의 결과를 기다릴 뿐입니다.’ 라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 수고의 결과는 영광과 함께 돈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골프를(또는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 나의 일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들을 만족시키게 되면, 돈은 당연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벌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