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켜 만주를 점령한 일본은 중국 본토를 식민지화하기 위해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키게 됩니다. 19세기 중반부터 유신을 단행한 일본은 ‘우리 것을 버리고 서양 문물을 배우자’는 모토 하에 유신 60여년 만에 근대화된 사회를 이루고 동아시아 최강국이 되었습니다. 반면 ‘우리 것을 지키며 서양 문물을 배우자’는 모토 하의 중국은 이렇다 할 근대화의 결과 없이 허송세월 중이었습니다.

근대화된 일본군에게 낙후되고 부패한 중국군은 처음부터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일본군 지도부는 2~3개월이면 중국전역을 점령하고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일본군은 중국 북부와 남부에서 동시에 전쟁을 수행하며 중국을 압박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전쟁초기 일본군은 북부전선에서 북경과 천진 등 주요도시들을 손쉽게 함락하며 어려움 없이 전선을 펼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하이에 상륙하여 남부전선을 담당할 일본군 주력은 매우 당황스러운 재난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상하이 방위를 맡은 부대는 장개석의 최정예 부대였는데, 이들은 독일식 군사장비를 갖추고 있었고, 독일군 군사고문들로부터 훈련을 받았으며, 특별히 독일 특유의 기관총을 이용한 벙커전 훈련을 받은 부대였습니다. 그러니 상륙전에서 예상 외의 큰 희생이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습니다. 8월에 상륙전을 시작한 부대가 11월이 되어서야 상하이에 입성을 하였으니, 중국전역은 고사하고 상하이에 발을 들이기 위해 3개월을 소비한 것입니다. 독이 오를 대로 오른 일본군은 이때부터 갖은 만행을 저지르기 시작하는데, 입에 올리거나 글로 쓰기에는 너무 처참한 상황이 계속됩니다. 상하이에서 300여 킬로미터 떨어진 당시 중국의 수도였던 난징으로 직행한 상륙군은 20~30만명의 민간인을 잔인하게 도륙하며 만행의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지난 2월 20일 일본 나고야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난징시 공산당 위원 간부 일행이 나고야시청을 방문했을 때, 나고야시장은 “난징사건이란 것은 (일본인들은 난징사건이라고만 부름) 없었던 것 아닌가. 당시는 통상적인 전투행위에 지나지 않았다”라고 발언했습니다. 7만평 규모의 난징대학살 역사관까지 운영하는 난징시민들에게는 충격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발언은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난징시와 중국인들은 일본인들의 파렴치함에 분노하고 있으며 중일국교 정상화 40년의 문화교류와 일본 관광 등이 줄 취소가 되고 있어, 양국간 외교문제로까지 번질 우려도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 가와무라 나고야시장의 발언에 대한 앙케이트조사를 한 결과 67%가 납득할 만한 발언이라고 시장편을 들었고, 28%가 납득할 수 없다고, 6%가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일본인들의 편의적인 역사인식으로 인해 앞으로도 일본과 주변국들 간에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