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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7-04 20:25
군고구마
 글쓴이 : 노진희
조회 : 165  

군고구마


나는 고구마를 좋아합니다. , 삶은 , , 구운것 가리지 않고 맛을 좋아 합니다.

다정한 남편은 가끔 고구마를 사다가 군고구마를 만들어 주곤 합니다.

내가 스스로 고구마를 익힐 때면, 급히 먹고 싶은 마음에  빨리 익혀 먹을 있는 삶기를 택하는 편입니다. 더러 군고구마를 만들기도 하지만  같은 , 같은 고구마, 같은 남비인데 제가 직접 구워 먹는 것보다 남편이 해준 것이 맛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날, 밤근무를 하고 자다 일어나 달달한 군고구마 냄새에 끌려 부엌으로 들어갔습니다.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입에 고인 군침을 삼키며 군고구마 남비를 열었는데 그날 고구마의 상태는 까만 숯에 가까왔습니다.

보는 순간 맛있는 고구마를 까맣게 태웠네하는 생각에 고마움보다 화가 조금 치밀었습니다.

본인도 피곤할텐데, 밤근무하고 자는 아내를 위해 군고구마를 해준 마음이 고마워서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한마디를 삼켰습니다.

그날 저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군고구마를 먹었습니다. 겉을 들어 내고 나온 속살이 얼마나 달던지.

자기야, 오늘 고구마 -- 맜있다!”

그래?” 남편이 웃으며 대답해 줍니다.

그날 화를 냈다면 이후엔 맛난 군고구마를 못먹게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원치 않았던 상황, 쓴맛만 같은 시간들을 대하면 저는제일 맛난 군고구마를 먹었던 날을 기억합니다. 까맣게 같은 시간, 상황 속에 하나님은 얼마나 속살을 숨겨 놓고 계실까.